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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펌을 하고 거울 앞에 섰을 때는 정말 만족했어요.
S컬이 얼굴 쪽으로 말려 들어오고, 윤기도 살아 있어서 아침마다 손만 대도 정리가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사흘이 지나니 이야기가 달라졌어요.
자고 일어나면 관자놀이만 부스스하고, 끝은 이미 무게에 눌려 축 처지더라고요.
예전에도 컬크림을 몇 개 써 봤어요.
바르는 순간은 컬이 잡히는데, 한 시간만 지나면 머리가 코팅된 것처럼 딱딱해지거나 손가락에 끈적임이 남았죠.
그래서 이번엔 집에서 이것저것 섞지 않고, 펌 리터치 날에 원장님께 솔직하게 말했어요.
“원장님, 저 집에서 쓰면 금방 풀리고 크림은 다 끈적여요.”
원장님이 시술 마무리에 손에 묻혀 주시던 그 튜브가 아모스 컬링에센스 2x였어요.
“이건 에센스에 스타일링을 살짝 섞은 느낌이라, 굳히려고 만든 왁스랑은 결이 달라요.”
그 한마디에 그대로 하나 사서 나왔어요.
미용실에서 디자이너가 쓰던 그 결을 집에서도 재현하고 싶었거든요.
보라색 튜브, 손에 짜 보니 크림인데 물기가 먼저 느껴졌어요
패키지는 아모스프로페셔널 특유의 보라색 튜브예요.
용량은 150ml라 아침마다 쓰기에도 부담이 적고, 뚜껑을 열면 입구가 좁아서 양 조절이 쉬워요.
손에 500원짜리 동전만 하게 짜 봤어요.
처음 느낌은 ‘크림’보다 ‘수분 머금은 젤크림’에 가까워요.
하얗게 뜨지 않고, 손바닥에서 바로 투명하게 펴져요.
왁스처럼 덩어리가 뭉치지 않고, 알로에베라잎추출물이 들어 있어서인지 첫 촉감이 차가우면서도 촉촉해요.
문지르면 미끄러지듯 흡수되고, 손바닥에 끈적한 막이 거의 안 남아요.
예전에 쓰던 컬크림은 문지르고 나면 손금 사이에 흰색 잔여물이 남았는데, 이건 그 단계가 없어요.
향은 뚜껑을 열자마자 확 올라오지 않아요.
레몬·오렌지 쪽의 시트러스 톱노트 아래로 은은한 플로럴이 깔리는 타입이에요.
미용실 마무리 스프레이처럼 달콤하게 진하지 않고, ‘방금 머리 다듬고 나온’ 쪽에 가깝습니다.
미용사에게 직접 배운 바르는 법
원장님이 알려 준 순서는 의외로 단순했어요.
핵심은 젖은 머리에 듬뿍이 아니라, 70% 마른 머리에 적게예요.
- 샴푸 후 타월로 물기만 누르고, 드라이어로 70%까지 말린다. 완전히 젖은 머리에 바르면 컬이 처진다.
- 중단발 기준 500원 동전 크기 1~2번. 긴 머리는 2~3번으로 나누고, 한 번에 왕창 짜지 않는다.
- 양손에 얇게 펴서 모발 중간~끝, 특히 펌이 풀리기 쉬운 얼굴 라인에만 먼저 올린다.
- 뿌리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 움켜쥐듯 스크런치한다. 컬 결 반대가 아니라, 이미 말린 방향으로 살살 모아 준다.
- 그 상태로 드라이어 찬바람 또는 미지근한 바람으로 바깥쪽으로 말리듯 말린다.
- 다 마른 뒤 힘이 없는 구간에만 콩알만큼 추가한다. 여기까지가 고정력의 대부분이다.
제가 처음에 실수한 지점도 여기예요.
습관처럼 두피 가까이까지 바르니까 뿌리가 다운되고, 컬은 살아도 볼륨이 죽더라고요.
두피에서 한 뼘 아래부터, 웨이브가 시작되는 지점에만 올리는 게 웨이브 머리 손질에서는 훨씬 자연스러웠어요.
완전 마른 다음 아침에도 써요.
이때는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마른 머리에 비벼 흡수시킨 뒤 손으로만 컬을 모아 주면 전날 풀린 끝이 다시 말려 들어옵니다.
열기구를 꼭 쓸 필요는 없었어요.
다만 굵은 웨이브를 더 또렷하게 보고 싶을 때만, 마른 뒤 26mm 고데를 한 번 감고 식힌 다음 콩알만큼 덧발랐어요.
바르기 전과 후, 그리고 향이 남는 시간
바르기 직전 제 머리는 전형적인 ‘펌 3일차’였어요.
전체 실루엣은 있는데, 결이 갈라지고 끝이 부채처럼 퍼져 있었죠.
스크런치하고 말린 뒤에는 결이 한 방향으로 모이면서 탱글하게 말려 들어오는 윤기가 먼저 보였어요.
왁스처럼 한 덩어리로 고정된 컬이 아니라, 고개를 돌리면 따라 움직이는 컬이에요.
만져 보면 막이 코팅된 느낌보다, 에센스를 얇게 먹은 모발에 가깝습니다.
오후 네 시쯤, 마스크를 벗고 목을 쓸어 보니 향이 아직 남아 있었어요.
강한 향수처럼 공간을 채우진 않고, 머리카락이 움직일 때마다 시트러스 플로럴이 스치는 정도예요.
제 체감으로는 3~4시간 은은하게, 그 뒤로는 거의 사라졌어요.
점심에 음식 냄새를 덮어 주는 향은 아니고, 미용실 나올 때 그 잔향을 집에서 짧게 연장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하루 종일 고정이 철벽인 스프레이를 찾는 분께는 아쉬울 수 있어요.
대신 오후에도 빗질이 되고, 베개에 머리를 대도 다음날 떡지지 않는 쪽이 저한테는 더 맞았습니다.
파마 에센스를 고를 때 제가 보는 기준이 딱 이거예요.
컬은 살리되, 다음날 아침 샴푸가 두려워지지 않을 것.
이런 분께만 권하고 싶어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펌·디지털·셋팅 후 탄력이 하루를 못 가는 분
- 컬크림 추천 글을 봐도, 끈적임과 딱딱한 굳음 때문에 번번이 실패하신 분
- 미용실 헤어에센스처럼 향은 은은하고, 집에서도 스크런치만으로 결을 살리고 싶은 분
반대로 강한 홀드, 젖은 머리 느낌의 웨트 룩, 뿌리 볼륨 전용 제품을 찾으신다면 결이 다를 수 있어요.
아모스 컬링에센스 2x는 ‘굳히는 스타일러’라기보다, 풀린 웨이브를 다시 모아 주는 에센스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같은 펌이라도 모발 길이랑 손상도에 따라 양이 달라지니, 처음엔 동전 하나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해요.
여러분은 펌하고 나서 뭐로 정리하세요?
끈적여서 버린 컬크림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다음 글에서 그 결이랑 이 제품을 같이 비교해 볼게요.
